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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약물반응 예측 ‘그레이박스’기술 개발

박한수 | 기사입력 2024/06/03 [07:57]

암세포 약물반응 예측 ‘그레이박스’기술 개발

박한수 | 입력 : 2024/06/03 [07:57]

-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팀, 약물 반응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딥러닝(블랙박스)과 예측의 생물학적 근거를 설명할 수 있는 시스템생물학 모델(화이트박스)을 결합해 암세포의 약물 반응을 분자 네트워크상의 변화로 분석 및 예측하는 ‘그레이박스’ 기술 개발

- 그레이박스 기술을 적용해 대장암, 유방암, 위암 3개 암종의 세포 약물 반응을 성공적으로 예측하고 분자 메커니즘을 설명해냄

- 향후 기술 고도화를 통해 다양한 암종 및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제시 가능 

 

▲저널표지그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블랙박스 모델인 딥러닝 최적화 기술과 화이트박스 모델인 시스템생물학 기반의 분자조절네트워크 로직모델을 융합하여 항암제 약물반응을 예측하고 동시에 메카니즘도 분석할 수 있는 그레이박스 기술을 개발했다. 이 표지그림은 그레이박스 기술을 표현하는 실버큐브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저널 측은 설명했다.

 

지난 수십 년간 많은 의생명과학자의 집중적인 연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이처럼 암 치료가 난해한 이유는 환자마다 암 발생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돌연변이와 그로 인한 유전자 네트워크 변형이 서로 달라서 전통적인 실험생물학 접근만으로 표적치료를 적용하는 데에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딥러닝과 같은 소위 블랙박스(black-box) 방식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실험을 대체하고 데이터 학습을 통해 약물 반응을 예측할 수 있으나 이에 대한 생물학적 근거를 설명할 수 없어 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웠다.

 

KAIST(총장 이광형)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과 시스템생물학을 융합해 암세포의 약물 반응 예측 및 메커니즘 분석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그레이박스’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높은 예측 성능을 보이지만 그 근거를 알 수 없어 블랙박스로 불리는 딥러닝과 복잡한 대규모 모델의 경우 예측 성능의 한계를 지니지만 예측 결과에 대한 상세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서 화이트박스로 불리는 시스템생물학 기술을 융합함으로써 두 기술의 한계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소위 ‘그레이박스’ 기술을 착안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암종의 돌연변이 및 표적항암제 타겟 유전자 정보를 집대성해 분자 조절 네트워크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여러 암종과 항암제의 약물 반응 예측에 활용될 수 있는 범용적 골격 모델을 우선 정립했다. 특히 다양한 암종에서 돌연변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유전자들을 중심으로 전암(pan-cancer) 유전자 네트워크를 제작했고 표적항암제별 약물 반응과 관련된 돌연변이 및 연관 유전자들로 구성된 부분네트워크(sub-network)를 추출함으로써 약물 반응 예측을 위한 시스템생물학 모델을 제작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제작된 모델의 매개변수를 딥러닝 블랙박스 최적화기를 통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트라메티닙, 아파티닙, 팔보시클립 세 개의 표적항암제 및 대장암, 유방암, 위암 세 개의 암종에 대한 그레이박스 모델을 구축했다. 완성된 모델의 약물 반응 컴퓨터시뮬레이션 결과는 각 암종별 약물반응의 민감도 차이를 보이는 세포주(cancer cell lines) 실험을 통해 비교 검증됐다.

 

특히 개발된 모델은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의 돌연변이 정보 기반 약물 반응 예측으로는 동일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 암세포주들이 실제로는 서로 다른 약물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정확히 예측했으며, 약물 반응의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 또한 세포 주별 분자 네트워크 동역학의 차이로 상세히 설명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학습에 의한 시뮬레이션 모델 최적화를 통해 블랙박스 모델인 인공지능 기술의 높은 예측력과 화이트박스 모델인 시스템생물학 기술의 해석력을 동시에 달성한 새로운 약물 반응 예측 기술 개발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발생 원인이 이질적이고 복잡한 네트워크 질환인 암에 대해 범용적으로 활용가능한 약물 반응 예측 원천기술이므로 향후 기술 고도화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암종 및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제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조광현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의 높은 예측력과 시스템생물학 기술의 우수한 해석력을 동시에 갖춘 새로운 융합원천기술로서 향후 고도화를 통해 신약 개발 산업의 활용이 기대된다ˮ고 말했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김윤성 박사, 한영현 박사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셀 프레스(Cell Press)에서 출간하는 국제저널 `셀 리포트 메소드(Cell Reports Methods)' 5월 20일 字 표지논문으로 출판됐다. (논문명: A grey box framework that optimizes a white box logical model using a black box optimizer for simulating cellular responses to perturbations)

논문링크: https://www.cell.com/cell-reports-methods/fulltext/S2667-2375(24)00117-6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 용어설명

시스템생물학 (systems biology)

복잡한 생명현상이 단일인자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여러 구성인자들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한 것임을 파악하고 이를 IT의 수학모델링과 컴퓨터시뮬레이션, 그리고 BT의 분자세포생물학 실험을 융합하여 접근함으로써 시스템 차원의 근본적인 메카니즘을 규명하고 생명현상을 체계적으로 제어하는 21세기 바이오분야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새로운 디지털바이오 융합연구 패러다임이다.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 (gene regulatory network)

세포가 각 조직에서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조직별 세포 특이적 유전자 발현 패턴과 연관되어 있다. 약 2만 여개 유전자들의 상호작용으로 각 조직의 세포들은 고유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며, 다양한 자극에 대한 세포의 특이적 반응은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를 통해 결정이 된다. 

최적화를 위한 학습 (learning to optimize)

기계학습을 이용하여 최적화 알고리즘을 학습하는 방법이다. 전통적인 기계학습 방법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습하지만, 최적화를 위한 학습으로 구축한 최적화기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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